1세 아이의 소리모방 행동과 사회성 예측 연구

1세 전후의 아이들은 마치 세상을 복사하듯이 주변의 말소리, 억양, 감탄사까지 흡수합니다. 특히 소리를 모방하는 초기 행동은 단순히 말 배우기의 전조가 아니라, 아이가 세상과 관계를 맺는 '사회성'의 시작이기도 하지요. 오늘은 두 아이를 키운 엄마이자 육아 전문가의 시선으로, 아이의 소리 모방 행동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성 발달을 예측하게 되는지를 경험과 과학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소리모방, 아이의 첫 사회적 대화

1세 무렵 아이가 보여주는 소리 모방 행동은 정말 경이롭습니다. 첫째 아이가 "아~", "빠빠", "까까" 같은 소리를 제 목소리 억양대로 따라 했을 때, 단순한 귀여움 이상으로 '이 아이가 나를 보고, 듣고, 흉내내고 있구나'라는 깊은 감정이 들었습니다. 이는 그저 말문이 트이기 전의 일시적인 반응이 아니라, 아기가 처음으로 세상과 '상호작용'을 시도하는 신호였던 것이죠.

소리 모방은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단계가 아니라, 사회적 기술을 연습하는 과정입니다. 아기는 부모의 말투와 소리를 따라 하며, 소리 안에 담긴 감정, 의도, 리듬을 느끼고 흉내냅니다. 특히 웃을 때 나는 '하하' 소리나 놀랐을 때의 '어!' 같은 감탄사는, 의미 전달 이상의 '공감의 표현'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둘째 아이는 첫째보다 더 일찍 소리 모방을 시작했는데, 저와의 눈 맞춤이 많았던 덕분인지 말보다 표정을 따라 하는 일이 많았어요. 제가 "오잉?" 하고 놀라는 척하면 똑같이 "오잉!" 하고 표정을 따라하며 웃기도 했지요. 이렇듯 소리와 표정의 모방은, 단지 귀엽고 재미있는 행동 그 이상입니다. 이는 아기가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려는 '사회적 표현 연습'이라는 신경학적 메커니즘에 기반한 행동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생후 9~12개월 사이에 시작되는 소리 모방은 이후 아동의 사회적 민감성과 정서 지능 발달을 예측하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타인의 말소리를 듣고 따라 하려는 아이는, 타인의 반응을 관찰하고 해석하려는 능력이 함께 발달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이런 아이들은 유아기 이후 타인과의 관계에서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감 능력도 발달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습니다.

소리모방과 눈맞춤, 사회성의 연결고리

아이의 사회성 발달을 예측하는 핵심 중 하나는 바로 '눈맞춤'과 '모방'의 결합입니다. 저희 아이들은 모두 모방 행동을 할 때 눈을 마주치는 빈도가 확연히 높았어요. 특히 소리를 흉내 낼 때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따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단순히 반복의 즐거움 때문이 아니라, 부모의 반응을 의식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소리 모방은 '상호작용의 주고받기'를 기반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빠빠!" 하면 아이가 "빠빠!"라고 따라하고, 그에 제가 웃거나 손을 흔들어주면 아이는 그 반응을 즐깁니다. 이런 구조는 '내가 소리를 내면 반응이 온다'는 사회적 원리를 아기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가집니다. 이 시기의 소리모방은 결국 대화의 기본 단위인 "말하고, 듣고, 반응하기"의 기초를 닦는 셈이죠.

연구적으로도, 생후 12~18개월 사이 소리모방이 활발했던 아이들은 이후 또래와의 상호작용에서 더 적극적이고, 낯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더 빠르게 적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들은 이미 '상대방의 소리를 따라 하고, 반응을 이끌어내고, 함께 웃는 경험'을 통해 인간관계의 구조를 몸으로 체득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아이가 한창 소리 모방을 할 때는 저와의 '말놀이' 시간이 하루의 큰 일과 중 하나였습니다. "빠 빠 빠나나", "깡 깡 강아지" 같은 반복 리듬의 말을 하면, 아이는 즐겁게 따라 하고, 저는 그것에 반응하며 또 다른 단어를 이어주곤 했습니다. 이 반복과 반응의 순환이 아이에게는 놀이이자 학습이었고, 동시에 사회성의 기초 훈련이었습니다.

이렇듯 소리 모방은 단순히 언어 학습이 아니라, 상호작용의 즐거움을 익히고, 감정의 공유를 체험하며, 사회적 연결을 연습하는 과정입니다. 눈을 맞추며 소리를 주고받는 순간마다 아이의 사회성은 차곡차곡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특히 이러한 상호작용은 반복될수록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을 키우고, 타인과 관계 맺는 데 필요한 '기대감'을 형성해 줍니다. 아이는 '내가 표현하면 누군가 응답해 준다'는 경험을 통해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이후 사회적 환경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표현하게 됩니다. 이는 결국 또래 관계와 공동체 생활로 이어지는 유아기의 핵심 사회성 기초가 되는 것이지요. 저희 아이들도 말이 트이기 전부터 소리모방과 표정 모방을 통해 일종의 대화를 이어갔고, 그 과정이 단순한 말 연습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반응하는 사회적 연습임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소리를 반복하더라도, 그 순간을 하나의 대화 시도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성 예측 지표로서의 소리모방 관찰법

그렇다면 부모 입장에서 '우리 아이가 잘 크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에 대해, 소리모방 행동은 어떻게 힌트를 줄 수 있을까요? 저는 두 아이를 키우며 하나 확실히 느꼈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말을 하느냐보다, 얼마나 '따라 하려는 의지'가 있느냐가 사회성 발달을 더 잘 보여줍니다.

아이가 생후 10~12개월 무렵 "아", "엄마", "빠빠" 등의 소리를 부모의 억양에 맞춰 반복하려 하고, 그것에 반응을 기대하는 모습이 있다면, 이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특히 아이가 따라 하는 소리에 맞춰 부모가 감정을 담아 반응해줄수록, 아이는 점점 더 다양한 억양과 음절을 흉내 내며 사회적 언어 환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관찰 포인트는 단순합니다. 소리 모방이 자발적인가? 모방 후 부모 반응을 바라보는가? 소리와 함께 표정, 제스처가 동반되는가?

이런 질문에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아이는 이미 사회성을 바탕으로 한 언어의 기초를 잘 닦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 둘째는 "오잉?"이라는 말 하나로 저를 계속 쳐다보고, 제가 반응하면 반복하는 행동을 매일 했어요. 처음에는 단순한 장난인 줄 알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엄마와의 대화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담긴 깊은 사회적 표현이었습니다.

실제로 소리모방이 활발한 아기들은 이후 유치원 등 또래 환경에서 낯설어하지 않고 빠르게 적응하며, 교사의 언어 지시에 대한 반응도 빠르다고 합니다. 이는 소리모방이라는 초기 사회적 대화 연습이,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과 적응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결론 따라 한다는 건, 함께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1세 아이의 소리 모방 행동은 단순히 귀여운 성장 과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이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첫 번째 대화이며, 우리와 연결되고자 하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그리고 이 작은 흉내 내기 속에, 아이의 감정 표현 능력, 공감 능력, 나아가 사회성의 씨앗이 자라고 있습니다.

소리 모방에 반응해주고, 함께 웃어주고, 대답해주는 부모의 역할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저는 '반복된 모방'이라는 단순한 행동 속에서 아이들이 세상을 얼마나 진지하게 배워가는지를 매일 목격했습니다. 그러니 아이가 소리를 따라 하며 웃을 때, 우리도 웃으며 함께 해주세요.

그것은 단지 언어의 시작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시작입니다. 따라 한다는 건, 함께하고 싶다는 뜻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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